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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원uiwwsw · 작은 우주

사유와 일상

0.0001도의 차이, 그 고독한 궤적에 대하여

사람들은 흔히 인간이 복잡한 존재라고 말하곤 한다. 나는 그 복잡한 모습 아래에, 의외로 쉽게 달라지지 않는 결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다.

무엇을 먼저 보고, 어떤 일을 끝내 놓지 못하며, 비슷한 상황에서 어느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지. 여러 선택을 지나며 반복해서 드러나는 그 방향을 나는 ‘영혼의 각도’라고 불러보고 싶다.

이것은 DNA의 어떤 형질이 평생을 결정한다는 과학적 설명이 아니다. 사람이 저마다 다른 결을 지닌 채 살아간다는 감각을 옮긴 비유다.

거대한 구체를 떠올려본다. 우리는 그 중심에서 바깥을 향해 뻗어가는 가느다란 선들이다. 멀리서 보면 비슷한 방향을 향하는 사람들을 한 무리로 묶을 수 있다. 같은 취향이나 성격 유형을 발견하며, “우리는 참 비슷하네요” 하고 안도하기도 한다.

그런데 조금 더 가까이 보면 차이가 보인다. 누군가는 35.0001도의 방향으로, 다른 누군가는 35.0002도의 방향으로 나아간다. 처음에는 알아차리기 어려웠던 차이가 궤적이 길어질수록 큰 간격으로 드러난다.

나는 관계에서 느끼는 거리감도 종종 이런 그림으로 생각한다. 비슷하다고 믿고 손을 잡았던 사람과, 시간이 지난 뒤에는 다른 선택 앞에 서 있는 일.

물론 삶이 한 번 발사된 직선처럼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경험이 판단을 바꾸고 환경이 선택을 바꾸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러 변화를 지나 다시 드러나는 자기만의 방향이 있는 것 같다는 감각은 내게 남아 있다.

쉽게 바뀌지 않는 결이 있다고 느끼는 것과, 누군가가 앞으로도 절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결정하는 것은 다르다. 이 비유는 타인의 가능성을 정하기보다, 완전히 겹쳐지지 않는 사람 사이의 거리를 생각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서로 닮을 수 있어도 완전히 같은 사람이 되지는 못한다. 저마다의 각도를 품고 나아가는, 고독하고도 고유한 선들.

그 서글프고도 아름다운 거리감이, 내가 인간에게서 느끼는 한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Assisted by AI

윤창원이 벨로그에 남긴 글을 이 작은 우주에도 모았습니다. 사진은 누르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원문의 전체 서식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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