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곁에서 계속 배우고 싶은 선배는 왜 좀처럼 오래 함께 일하기 어려울까.”
맡은 일을 해내는 역량과 함께,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다른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태도. 내가 존경하는 선배에게 기대하는 것은 그 둘이다.
나는 좋은 선배를 만나는 일을 개인의 운만으로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 그 사람이 어떤 역할을 맡고, 무엇을 인정받으며, 어떤 비용을 감당하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험이 쌓인 사람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생기기도 한다. 관리 역할로 옮겨가거나, 더 나은 조건을 찾아 이직하거나, 조직 밖에서 자기 일을 시작한다. 조직 안에 남아 있어도 후배와 같은 문제를 풀고 이야기할 시간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면 조직에 좋은 사람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함께 배우고 일할 기회가 줄어든 것일 수도 있다.
문제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손해로 돌아오는 환경이다. 동료를 도우면 자기 일이 밀리고, 충분히 설명하면 느리다는 평가를 받고, 무리한 일정을 지적하면 협조적이지 않다는 말을 듣는 구조. 그런 환경에서는 배려와 존중을 계속 실천하는 데 개인이 치러야 할 비용이 커진다.
회사의 규모만으로 그런 문화를 판단할 수는 없다. 제도가 있어도 실제로 다르게 작동할 수 있고, 작은 조직에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방식이 자리 잡을 수 있다. 내가 보고 싶은 것은 사람을 성장의 동료로 대하는지, 당장의 산출물로만 평가하는지다.
그 환경을 떠날 수 있는 사람도 있고, 여러 사정 때문에 남아야 하는 사람도 있다. 남았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람의 인품이나 역량을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조직이 반복해서 보상하는 태도는, 그 안에서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에 영향을 줄 것이다.
그래서 배울 만한 선배가 드물다고 느낄 때 나는 사람의 성향과 함께 조직의 조건을 생각한다. 좋은 판단과 존중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인가. 경험을 나누는 일이 개인의 희생에만 기대고 있지는 않은가.
좋은 선배가 오래 남아 있을 수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누군가의 선배로 일할 때도, 그 역할을 혼자 버티는 일이 되게 하고 싶지는 않다.
Assisted by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