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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원uiwwsw · 작은 우주

사유와 일상

기울어가는 것

기울어가는 것을 들여다보는 일은, 어쩐지 잘 짜인 연극 한 편을 보는 기분이 든다. 객석의 사람들은 이미 ‘몰락’이라는 결말을 예감하고 고개를 끄덕이는데, 무대 위 남겨진 몇몇만이 무너지는 기둥을 어깨로 받치며 안간힘을 쓴다.

누군가는 진즉 마음을 비웠고, 누군가는 끝까지 땀을 흘린다. 그런데 묘한 일이다. 그 성실한 노력이라는 것이, 애를 쓰면 쓸수록 되려 새로운 기회를 밀어내는 것만 같다. 밖에서 보는 나는 차라리 바닥을 치는 편이 낫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쓰러지지도 꼿꼿이 서지도 못한 채 그저 위태롭게 버티고만 있으니까.

어쩌면 그 필사적인 지탱은 구원이 아니라, 가장 어중간한 상태를 유지하려는 미련일지도 모른다. 제3자의 입장에서 그 멈춰버린 시간을 지켜보자니 문득 의문이 든다. 무너지는 것을 억지로 붙잡아두는 것이, 정말 무언가를 지키는 일이긴 한 걸까.

하지만 그 손을 놓았을 때 누가 다치고 무엇이 사라지는지는 객석에서 다 알 수 없다. 버티는 이유를 미련 하나로 설명하면 그들이 떠안은 책임도 지워질 수 있다.

한참을 바라보다 보면, 그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버티는 힘 때문에 외려 깊어지는 벽지의 균열이나, 기둥을 꽉 쥔 손끝의 위태로운 떨림 같은 것들.

비뚤어진 것은 저들일까, 아니면 애초에 기울어져 있던 이 세상일까.

Assisted by AI

윤창원이 벨로그에 남긴 글을 이 작은 우주에도 모았습니다. 사진은 누르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원문의 전체 서식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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